2014년 7월 17일 목요일

베트남에 원전 수출? (퍼옴@한국NGO신문)

출처 : 한국NGO신문
한국원자력문화재단 천병태 이사장
 기사입력 2014/03/01 [04:26]

2014년 1월 20-22일 개최된 「제5차 원자력 Asia 2014」 참가로 베트남 Hanoi를 다녀왔다. 
2006년 APEC 정상회의의 성공적 개최, 2007년 WTO 가입 등으로 나타났다. 러나 최근의 베트남은 2012년 5.03%로 2000년 이후 가장 낮은 경제성장률과 심각한 자원고갈, 환경오염, 사회적 갈등 등 경제성장에 뒤따르는 다양한 문제에 직면하고 있다. 그 일례로 동남아에서 3번째로 많은 석유자원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석유는 이미 2011년 순수입국으로 전환됐으며, 석탄 역시 2015년에는 순수입국이 될 것이라고 한다. 지금까지는 에너지생산이 소비를 충당할 수준이었으나, 매년 전력수요 증가율이 14%에 이른다는 점에서 알 수 있듯이, 급속한 경제성장에 따라 에너지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더욱 큰 문제는 급증하는 전력수요에 비해 전력공급이 안정적이지 못하다는 점이다. 전력공급이 안정적이지 못한 가장 큰 이유는 수력 43.9%, 가스화력 34.2%, 석탄화력 18.9%, 수입 2.2%(2012년 기준 베트남의 전원별 발전량)에서 보듯이 지나친 수력발전 의존도 때문이다. 건기와 우기로 나뉘는 베트남은 과거 주로 강수량이 적은 건기에 정전이 빈번하게 발생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로 우기에도 충분한 강수량이 확보되지 않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 자연의 상황에 따라 발전량이 결정되는 수력발전으로는 기후변화로 인해 안정적 전력공급이 어렵게 되었다. 불안정한 전력공급은 잦은 정전사태를 일으켜 주민 생활의 불편은 물론 기업의 생산 활동까지도 어렵게 하는 등 경제발전의 가장 큰 걸림돌이 된다. 이에 베트남 정부는 에너지의 안정적 확보와 에너지원의 다변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즉 기후 등과 관계없이 안정적 공급이 가능한 에너지원의 필요성과 이산화탄소 배출감축 차원에서 장기적으로 2020년까지 베트남 최초의 원자력발전소를 건설·운영할 계획에 있다.
베트남의 원자력발전은 2010년 발표된 원자력 마스터플랜에 의하면 2030년까지 8개 지역에 총 14기의 원전을 신규 건설하기로 되어 있다. 동 계획은 1단계 2015년까지 투자, 입지, 계약자 선정 및 기술자 교육, 2단계 2015-2020년까지 1,000MW급 발전소 가동, 3단계 2020-2030년까지 순차적으로 13기를 건설한다는 3단계로 되어 있다. 그 계획에 따라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최초의 원전 건설프로젝트인 제1기(Ninh Thuan 1, 2호기) 건설공사는 이미 러시아에 돌아갔으며, 2010년 10월 베트남 정부와 러시아 정부 간 정식협정이 체결되었다. 제2기 공사는 2010년 10월 일본이 최종 수주하였다.
우리나라는 5, 6호기 원전건설을 위한 예비타당성 조사를 베트남과 진행 중에 있지만, 막대한 자금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일본과 러시아가 맹추격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얼마 전 첫 원전건설 계획을 6년간 연기한다고 발표하였지만, 지금 베트남에서는 우리나라를 비롯한 일본, 러시아, 미국, 프랑스 등 원전수출 기술을 가진 국가들의 사활을 건 수주전이 벌어지고 있다.
지난해 9월 박근혜 대통령이 베트남을 방문하여 원전수주에 힘을 보탠 것 역시 그 치열함의 증거이다. 현재 핀란드로부터 원전수출이라는 희소식을 기다리고 있지만, 2009년 UAE 원전수출 이후 별다른 성과가 없는 원자력계에 베트남의 원전시장이 또 다른 성장 동력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은 간절하다.

베트남과 한국은 두 국가 모두 내전을 겪고, 식민 지배를 받았으며 빈곤과 저개발 상태를 극복해왔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공통점으로 베트남인의 마음속에는 한국은 흥미롭고, 접근하기 쉬운 문화라는 의식이 깔려져 있어서, 어쩌면 이것이 최근 베트남 한류 열풍의 원동력일지도 모른다. 아마 베트남 국민들은 한류라고 하는 문화를 접하면서 한국의 경제성장에 대해 알게 되었고, 그것을 통해 「또 다른 한국」을 꿈꾸고 있는 것 같다. 한국의 경제성장은 막연히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그것을 뒷받침하는 산업화의 역군 원자력발전이 있었고, 지금도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과 그 과정에서 세계 최고의 원자력기술을 가지게 되었다는 사실을 베트남 국민이 알게 된다면 「또 다른 한국을 꿈꾸는 베트남」의 원전수출에 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우리 재단에서도 지난 12월 일주일에 걸쳐 베트남 과학기술부, 외교부, 베트남원자력기구, 현직기자 및 원자력 유관기관 공무원을 상대로 「한국-베트남 원자력 PA 트레이닝 워크숍」을 개최한 바 있다. 이러한 자그마한 노력들이 결실을 맺어 베트남 원전수출로 이어지길 기대한다.
한국원자력문화재단 천병태 이사장 



<사설>------------------------------
동남아시아 최초로 베트남이 원전을 건설한단다. 것도 14개나. 누구를 위해 전기가 필요한 것일까? 몇십년 정전과 물난리를 매해 겪어왔던 주민들이 불편한걸까, 아니면 갑자기 밀고 들어오는 외국 기업들이
생산성을 늘리기 위해 필요한 걸까? 베트남 정부가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이렇게 갑자기 원전을 만들겠다고 한 이유는 도대체 뭘까?

베트남 구석 구석에 한국의 새마을 운동이 보급된다. 이미 베트남 전체 세수의 18%를 낸다는 S사는 추가로 대규모 공장을 지을 계획에 있고, 중국에서 S사 밑에 있던 1,2차 밴더들이 베트남으로 엄청나게 넘어왔다. L사가 베트남의 유통업계를 뒤흔들만큼의 준비를 하고 있고, 호치민이나 하노이에서 한국 교민들을 만나는 건 오래전부터 어렵지 않았다. 한국 학교는 이미 포화상태라 아이들을 선별해서 뽑는다는 이야기도 돈다. 모든 아이들이 당연히 받아야 할 공교육인데 타 외국인 학교와의 경쟁 때문에 아이를 가려 받는 것은 아닐까 하는 의문이 든다. 이미 베트남에 자리잡은 여러 한국의 식품 업체들 덕에 한식, 한국식 카페, 베이커리 등을 즐기는 건 이제 일상이다. 한때 한국에 징그럽게 퍼져 나갔던 XX베네 커피전문점이 베트남에도 상륙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들린다. 올해 2014년이 되어서야 처음으로 (사이공에만)스타벅스가 들어오게 된 세계 2위의 커피 국가에, 몇년 후면 여기서도 징그럽게 그 커피 전문점을 볼 수 있을 것이다. 베트남의 낭만있는 노점 커피숍들이 힘들어질 날들도 올 것이다.

어른들조차 '오빠'라는 단어를 알 정도로 한국 아이돌과 한국 드라마에 열광을 한다지만, 공부를 잘해야만 갈수있는 인기학과인 한국학과 학생들은 막상 졸업을 하고 한국 회사에 들어가게 되면 너무 힘들어 한다. 돈은 다른 직업보다 많이 벌지만 한국회사는 너무나도 당연하게 '가족'보다 '일', '노동자'보다 '회사'가 우선시 되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오신 한 아줌마가 베트남은 원래 주6일제 이냐는 질문을 많이 한다. 아니요. 왠걸. 베트남은 우리나라보다 먼저 주 5일제였다. 야근과 주말근무 등을 좋아하는 한국, 일본 등의 외국계 회사들이 하나 둘씩 들어오더니, 이제 하노이의 베트남 큰 회사들도 덩달아 주 6일제를 하기 시작했다. 나쁜건 늘 금방 배우는 법이니까...

나는 가끔 내가 어디에 살고 있는 건지 헷갈린다. 베트남이 한국의 30~40년전 같다는 표현을 많이 쓰는데, 그건 지난 30~40년간의 한국을 고대로 답습하길 바라는 의미는 아닐게다. 그렇다고 한국과 동등하게, 혹은 그 이상으로 훌쩍 자라버리는 것도 반가워 할 사람은 많지 않을게다. 베트남에 들어올때 이들 고유의 문화와 역사와 이야기를 지켜주면서 들어오면 안될까? 이미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조금만 더 신중하게 들어보고 살펴보고 조금씩만 들어오면 안될까? 조금 늦더라도 그들의 방식대로 일어날 수 있게 조금만 천천히 들어오면 안될까? 

싱숭생숭 복잡복잡한 어느 날... 하노이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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