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이 아니라 사람이 사람을 변화 시킨다."
아, 어쩄거나 저쨌거나 결론은 자립. 너도나도 아프리카 원조원조하던 소리에 속시원한 한방. 이 다큐 제대로 보고 싶다. 어디 파일 있으신 분 없으신가요??
원조란 모름지기 제 때에 제 것을 제 곳에 주어야 한다.
베트남에서 암소은행 사업을 하고 있다. 꽤 오랫동안(약 10년 가까이) 이 지역에서 암소은행을 해 와서 주변의 대부분의 농촌마을은 모두 수혜 마을이 되었다. 두번 세번 진행된 마을도 여럿 있다. 그런데 그 암소은행의 폐단을 또 한번 직접 경험한 것은 지난주였다.
<문제>
A.B.C.D.네 개의 마을이 있다. A 마을은 가난한 소농들이 대부분인 극빈 마을이다. 그리고 B, C 마을 역시 가난한 마을 이지만 A 마을보다는 가난한 사람의 수가 적다. 그리고 D 마을은 큰 공장들이 여러개 들어섰고 도로변에 집들이 크고 높으며, 가난한 농가가 90가구 뿐인 타 지역에 비해 비교적 잘 사는 마을이다. 그래서 D마을에선 암소은행 사업이 한번도 진행되지 않았고, 모든 사람들은 D 마을을 부자 마을이라고 부른다. 이제 암소은행 사업을 진행하고자 한다. 어느 마을이 선정이 되었을까?
1. 당연히 가장 가난한 A 마을에서 사업을 한다.
2. B 나 C 마을에서 사업을 한다.
3. 한번도 암소은행 사업을 한 적이 없는 D 마을에서 진행한다.
<정답은 아닌 결론>
먼저 누구든 먼저 떠올린 A 마을에 역시 지원을 하겠다고 결정을 하고 의견을 물어봤다. A 마을의 도움이 가장 필요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결론적으로 A 마을은 암소은행 사업을 거부했다. 아무것도 없는 가난한 가정에 그냥 암소를 빌려주고 3년 뒤에 상환하겠다는데, 후에 부담스럽지 않은 이자를 내주면 되고, 특별한 이변이 없는 한 암소를 키워 3년 뒤에 돈을 값는 것은 크게 어려울 것 없는데 뭐가 문제인가?
문제는 지금 그들에게는 암소은행이 적합한 방법이 아니었다는 것이다. A마을은 3년이나 투자를 해서 빈곤을 퇴치하고자 하려는 꿈을 꿀 수 있는 사람이 별로 없었다. 이유는 당장의 하루하루 돈이 필요한 사람들에겐 소가 자라기 까지의 3년의 기간이 너무 길었던 것이다. 이 전에는 주변마을의 성공사례를 보고 A마을도 암소은행 사업을 하고 싶다고 요청을 해왔었지만, 지금 그들은 3년 후의 빈곤퇴치보다 야채 등의 소소한 농작물을 길러 팔아서 매일의 생계를 유지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그들에게 필요한 마이크로 크레딧 사업은 암소은행이 아니었다. 즉, 수혜와 수원의 코드가 적재적소에 맞춰지지 않았던 것이다.
그 후에 누군가는 한번도 사업 대상이 아니었던 D 마을에 지원을 해야 한다고 이야기 했으나, 많은 사람들의 논의 끝에 결국 사업마을은 그 다음 저소득층인 B 마을로 결정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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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마을 조사 나갔다 만난, 카메라를 보고 신난 아이들 @Choi Yuri |
이 암소은행 마을 선정의 경험과 제일 위의 다큐에 관한 트랙백은 자립의 중요성을 다시금 일깨워준다. 가장 필요한 것은 바로 살아가는 사람들, 그들 자신이 알고 있다. 적재적소에 어떤 NEEDS가 있는지는 바로 그들에게서 바로 답을 들을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들에 의한 계획과 시작만이 지속적인 자립의 행동으로 이어질 수 있다. 때로는 외부의 과도한 도움이 이런 시행착오를 만들어내는, 있으니만 못한 것이 되어버릴 수도 있다는 이야기이다. 고로, 그들로 부터, 그들에 의한, 그들을 위한 자립이 얼마나 필요한 가를 다시 생각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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