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쯤에 한국의 A단체로부터 “베트남에 사업을 지원하고 싶다. 베트남에서 필요한 사업이 뭐냐. 사업 계획서를 보고 가능하면 지원해 주겠다.” 라는 연락을 받았다. 직원들과 머리를 맞대고 고민한 끝에, 신기하게도 여러 곳으로부터 일치되는 하나의 수요를 찾았다. 하노이 외곽인 이곳에서 꼭 필요한 사업이고, 지금이 해야만 하는 아주 적절한 시기였다. 게다가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내가 생각지도 못했던 솔루션들이 우후죽순 쏟아져 나왔다. 일이 척척척 진행되고 있던 와중에 A단체로부터 다시 연락이 왔다. 내가 우리의 진행상황을 보고한 메일을 보고서 A의 담당자는 이런 말을 했다.
“그 사업은 저희가 지원해 줄 수 없겠네요. 우리는 그 돈으로 길을 만들고 건물을 짓는 등의 사업을 하고 싶어요. 그런 사업은 저희와 안 맞는 것 같습니다. 대신 그동안 몇 번 했듯이 올 해도 의약품 정도 지원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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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이쿠나. 정말 감사합니다.' 하면서 넙죽 절이라도 할 줄 알았나? 여전히 한국의 원조는 ‘옛다 받아라.’ 하는 식이다. 정말 필요한 그들의 요구를 무시하고, 무언가 보여 지는 것을 쌓고, 만들고, 태극기를 꽂거나 한글 간판을 달아야 한다. 그렇게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사업만 지원이 가능하다. 건물을 많이 세우고 깃발을 꼽는 자가 승리하는 ‘브루마블’ 게임 같다. 나 원 참...
그 부동산 업자들에게 가서 이렇게 말해주고 싶다.
“저기 우주 정거장 칸으로 가서 이번 텀은 쉬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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