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10월 9일 일요일

가을비와 누수


일주일째 계속 비가 오고 있다. 집 천장에 물이 세서 아래 받쳐 놓은 대야 위로 한 두 방울씩 떨어지는 '똑똑똑' 소리가 이젠 익숙하다. 집에 물이 세는 곳이 한 두 군데씩 늘어가고 있다. 센터 시설로 되어있는 센터 안의 간사 사택은 수리비를 받을 곳도 없다. 센터 수리비로 펀드를 줄 후원단체는 없으니 말이다. 작년에도 흰개미 떼가 건물들을 받치고 있는 나무를 열심히 갉아먹어 주민문화교육장 지붕이 내려 앉았고, 어느날 아침에는 결국 지붕이 무너져서 센터 식당 안에서 뻥 뚫린 구멍 사이로 하늘을 바라볼 수도 있었다. 사건이 일어나고 바로 지붕 교체비를 받고자 여기저기에 요청 했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일단 구멍만 막아서 임시 보수 해 놓으세요.'뿐. 그 후로 10년이 넘어버린 오래된 센터 시설 이곳에서 문제가 속속 발생할 때마다, 간사들끼리는 농담조로 이렇게 얘기한다. 


"이정도로는 안돼. 더 무너저 내려야 수리를 해준다는 얘기가 나올꺼야." 
"그래, 큰맘 먹고 내가 불 지를께!!"
"그래, 네가 희생해라!!
"...............:;;"





점심시간에 마당을 잠시 거닐면 땀이 송글송글 맺히던 게 몇 주 전이 었는데, 가을비와 함께 찾아 온 쌀쌀한 바람은 센터에서 마시는 모든 공기를 금새 바꾸어 버렸다. 나도 2주 전 잠깐 해가 나왔을때 반짝 말려 두었던 도톰한 겨울 이불을 덮고 자기 시작했고, 추위 잘타는 간쓰김은 이미 겨울 털잠바를 입은지는 오래, 심지어 전기장판을 꺼내려 한다. 지난 겨울에 나는 정말 얼어죽을 것 같았던 3일 정도만 전기장판을 켜고 잤었는데, 물론 지나간 과거여서 그 추위을 실감할 수 없기에 지금의 기억으로는 나름 잘 버텼던 것만 같다. 역시 전기장판은 중독이다. 한번 켜고 자기 시작하면 날씨가 풀려도 그 존재 없이는 못 자게 되어 버린다. 올 해도 최대한 그 존재를 의식하지 않고 지내봐야 겠다. 근데 벌써 겨울 이불을 덮고 잔 순간부터 아침 기상이 어려워지고 있다. 어쩌지.


심지어 직원에게 물어본 오늘의 온도는 15~20도란다. 공포의 추위 영상 10도가 머지 않았다. 보슬 보슬 비가오고 쌀쌀한 이런 날 아침에는 뜨거운 차와 함께 '조니 미첼' 한 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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