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2월 6일 월요일

베트남 땀흥마을 신년축제 1 _풍경 이모저모


올해도 어김없이 베트남 농촌마을에서 신년맞이 마을 축제가 열리기 시작했다. 마을 축제는 마을에 있는 각 절에서 날짜를 정해서 마을 절과 마을 회관 등을 중심으로 며칠동안 진행되는데, 2012년 우리 동네에서 가장 빨리 축제를 시작한 마을은 센터 동쪽에 위치한 '땀흥 마을'이었다. 그래서 '땀흥마을'에 살고 있는 '찌루언'과 '아잉랜'의 초대를 받아 작년에 이어 올해도 직원들과 함께 마을 축제에 놀러갔다.


직원들 오토바이 뒤에 타고는 땀흥마을로 향하는 길, 겨울의 끝을 알리는 비가 논두렁을 찰랑찰랑하게 덮고 있었다. 오토바이 속도와 비례해서 내 콧속으로 밀고 들어오는 찬 공기 덕분에 기침을 콜록콜록 해 대면서도, 나는 달리는 오토바이 위에서 얼른 카메라를 커내 그 모습들을 영상으로 담기 시작했다. 한국에 돌아가면 왠지 오토바이로 달렸던 이 논두렁 길이 가장 그리워 질 것만 같았다.



마을 입구부터 벌써 색색의 깃발들이 화려하게 장식되어 있었고, 엄마, 아빠의 손을 붙잡고 구경나온 아이들의 들떠 있는 얼굴만 보는 것만으로도 이미 축제는 시작된 것 같았다. 다른 직원들이 모두 루언네 집으로 바로 향할때, 역시나 돌발 행동을 사랑하는 아잉뚜와 나는 마을 축제를 먼저 들러서 구경하고 가는 것에 이미 동의한 상태였다.


축제엔 뭐니뭐니 해도 먹거리 장터가 제일

엄마한테 장난감을 얻을 수 있는 절호의 찬스!!
무심한 듯, 뚝딱 용 한마리를 점토로 빚어내는 아저씨의 마법 손

쿵짝쿵짝 시끄러운 디스코 음악 아래, 회전 목마 위에서 데이트 하는 젊은 커플

늦겨울 추위가 가시지도 않았건만, 이미 마을 공터에는 소세지, 과일, 솜사탕, 쥐포, 팝콘을 파는 군것질 장수들부터 점토 공작, 장난감, 축구공, 악세사리, 책 장수까지 자리를 편지 오래였다. 마을축제에 빠질 수 없는 회전 목마에는 이미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열심히 앉아 말을 앞뒤로 흔들며 리듬을 타고 있었고, 심지어 한 의자에 여러명 앉기를 너무나도 좋아하는 베트남 사람들 답게 젊은 남녀 커플이 조막만한 말등에 올라타서 데이트를 즐기고 있었다. 마을 축제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반 수동형(?) 꼬마기차는 새로운 꼬마 고객님들이 탑승하기가 무섭게 건장한 청년 둘이서 기차 옆을 잡고 달리기 시작했다. 청년들의 힘있는 스퍼트와 함께 곧이어 꼬마기차는 자동으로 돌아가기 시작했다. 갑자기 어렸을때 친구들 토할때까지 미친듯이 돌려주던 뺑뺑이가 생각났다.


팝콘은 자고로 냄비 채로 튀겨줘야 제맛 

인기만점인 쥐포가게 아줌마

작년 땀흥 마을 축제 때 지나가던 두 남자가 시비가 붙어 화가 난 한명이 옆에서 쥐포 자르던 아주머니의 칼을 뺏어 상대의 팔을 마구 찍어내렸었다. 그 때 피 튀기는 그 장면과 함께 축제는 아수라장이 되었고, 칼에 찍힌 사람은 화가 치밀어 올라 다시 어디선가 다른 칼을 들고 나타나 그 가해자를 찾으러 뛰어다니는 장면이 연출되었다. 그렇게 그 둘이 절 주변을 몇바퀴나 쫒고 쫒기며 달리다가 결국은 마을 꽁안(경찰)이 나타났고, 그들 집이 있는 어느 골목에서 목격자이자 이웃인 아줌마들과 아저씨들의 시끄러운 논쟁속에 사건은 사라졌었다. 그 후의 결과는 듣지 못했으나 직원들의 말에 의하면 어짜피 얼굴 다 아는 동네 사람들이기 때문에 그냥 화해하고 넘어갔을 것이라고 했다. 그리고 작년 그 사건이 벌어졌던 그 현장에서는 올 해 아무렇지도 않게 팝콘 장수 아저씨가 자리를 차지했고, 반대편에는 어김없이 그 칼을 뺐겼던 아주머니가 쥐포를 썰고 있었다.

연못 앞에서 오리잡기 대회를 구경하는 사람들

절 입구의 한켠 연못에서는 오리잡기가 한창이었다. 조각 배를 타고 가까이 가서 연못에 풀어 놓은 오리를 잡으면 오리의 주인이 되는 간단한 게임이다. 올해는 발만 담가도 덜덜 떨 정도의 작년보다 더한 추위에 선뜻 지원자가 나타나지 않았고, 연못을 둘러싼 주민들은 빅재미를 줄 용감한 청년이 나타나기만을 기다기고 있었다. 

내가 사랑해 마지 않는 에너지 음료 '보훅'. 태국산 유사품에 주의하세요. 베트남 것이 더 자극적이고 맛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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