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는 곳이 꼬질꼬질하게 까매지고, 얼굴만 헬쓱해지는 하노이의 여름이 왔다. 오가다 마주하는 사람들에게 '오늘 덥네요.' 라고 인사를 하면 가끔 끔찍한 대답을 들려주기도 한다.
"이제 하노이 여름은 계속 이럴꺼야."
"........ (힝, 아저씨 미워요..)"
머릿속 기억으론 천천히 더위가 찾아왔던 것 같은데, 하노이 여름 더위는 갑자기 훅하고 들어왔다. 예고 없는 스트레이트를 정통으로 맞고나니 몸이 그걸 기억해낸다. 맞아, 이 더위였어..
오랜만에 마트에 간 김에 체중계를 하나 사왔다. 점점 배가 불러오는 문군 (이러다 애가 쑥 나오지 싶어 걱정된다)에게 겁을 주기 위해서이기도 하고, 건강 관리를 해야 겠다 싶은 나를 위해서이기도 하다. 이상하게 둘다 배는 뽈록하니 살이 오르는 것 같은데, 몸무게는 예상보다 1키로 이상씩 줄어있다. 답은 하나겠지. 둘다 몇날 며칠 지겹도록 고기를 먹어댔어도 하노이 여름 더위에 저절로 살이 빠지는 것이던가, 아님 체중계가 거짓을 말하는 것이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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