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5월 12일 월요일

하노이에서의 취미생활

#1.
지난 토요일에 중고로 2,000,000동(10만원)에 업어온 자전거. 문군 퇴근을 기다렸다가 같이 판매자 집에 가서 직접 가지고 왔다. 그 집에서 우리집까지는 약 4km. 충분히 탈만한 거리였지만, 지난 토요일부터 하노이 기온은 38도..;; 나는 푹신푹신한 핑크색 아기용 안장에 앉아 앞에서 땀 삐질삐질 나는 문군의 등판을 보고 오자니 쬐금씩 미안함이 몰려왔다. '그래도 나 덕분에 토요일 한 낮에 운동했다'며 위로의 말을 건냈다.

이 자전거는 베트남에서는 드문 무려 기아 21단(평지뿐인 하노이 시내에선 쓸일이 없겠지만)짜리 도시형 자전거. 베트남 자전거는 유독 바퀴가 큰데, 이것 역시 바퀴 크기가 어마무시하고, 차체 자체가 무지 높다. 손잡이 꼭대기의 높이는 내 겨드랑이 쯤.^^;;

내 키만한, 바퀴만도 내 다리 길이만한, 무지막지한 자전거

그리고 드디어 오늘 아침, 베트남어 수업을 받기 위해 혼자 자전거를 타고 등교를 했다. 학교까지는 총 3.5km 거리인데, 지난번에 걸어 본 결과 집에서 나가는 시간 포함 50여분이고, 버스를 타도 버스 기다리는 시간 포함 50여분. 그나마 쎄옴을 타면 10분이 채 안되는 거리이기에, 자전거를 타고 천천히 달려봤더니 15분 소요!! 큰 길 한번 건너는 것 빼면 참 괜찮다. 더위도, 도로위 라이딩도 곧 익숙해 지겠지.

집에 오는 길에 학교 앞 자전거포에 들러 자물쇠와 전조등도 구입했다. 괜히 운동 열심히 한것 같은 느낌에 다시 포식.ㅎㅎㅎ 운동의 의미가 없다.

가게 앞에 자전거 세워두고 먹은, 집 앞 인기식당의 'com ca'




#2.
한국에서부터 풍물을 다시 하고 싶다는 생각이 자주 들었었는데, 드디어 여기 와서 시작했다. 짧게는 1년, 길게는 십 몇년째 하노이에 살고 있는 다양한 연령대의 한국 아줌마들과 함께 했다. 연배가 다들 있으신 터라 기에 눌려 조용히 깨갱 하고 있었지만, 어쨌든 오랜만에 치는 장구는 너무 재밌었다. 초등학교 6학년 이후 처음 잡아본 장구 채라 무슨 장단인지 이름은 기억이 나지 않는데도 내 몸은 아직 흥을 기억하고 있었다.

역시 신명이 나는구나. 그간 내가 너무 '흥'을 참고 살았나보다. 이제 매주 월요일 저녁 신나게 두드릴란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

블로그의 글과 사진을 퍼가실때는 미리 동의를 구해주시고, 비방이나 욕설은 삼가 바랍니다. 즐거운 하루 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