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려 4년만에 듣는 베트남어 수업은 한마디로 '빡셌다'. 6명 정원이라는 말과는 달리 역시나 오늘 학생은 3명 뿐이었고, 그 중에는 어제 같이 C 시험을 본 베트남 친구 'Tiep(띠엡)' 도 나랑 같이 이 클래스에 등록했다. 결국 다른 두 학생의 결석으로 오늘 수업은 1년 넘게 베트남어 공부하고 계신다는 나이 지극한 한국인 여선생님과 나, 그리고 체코에서 살다 온 '띠엡'까지 이렇게 셋이 수업을 했다. 그나저나 외국에서 살다와서인지, 베트남 학생 답지 않게 악수를 하며 자기 소개를 한 요녀석 '띠엡', 고작 스물 다섯이란다. '띠엡'은 내가 여기서 사용하는 기본적인 베트남 단어들을 모르고, 아마 외국에서 가족들과만 베트남어를 써온 '띠엡'의 빠르고 흘리는 발음을 나는 잘 못알아듣겠다. 미안하지만. 베트남 사람도 아닌, 외국인도 아닌 이 녀석이 심심한지 어떻게든 나에게 말을 붙여보는데, 내 나이를 말해주자 바로 깨갱. 더이상의 대화는 없었다.
월, 수요일을 담당하는 'Thao(타오)' 선생님은 이전 인사대에서 만났던 세 명의 어린 선생님들보다 확실히 잘 가르친다는 느낌이 든다. 정확한 표현을 가르쳐주려 하시며, 이해를 돕는 정확한 예시를 내주신다. 자신만의 수업법이 있는 게 분명하다. 물론 선생님들마다 수준이 천차 만별 이겠지만, '우리는 교육학을 배우기 때문에 다른 학교 베트남어 수업과는 비교가 안되!!'라고 늘 말하는 사범대 출신 사람들의 프라이드가 이해되는 수업이었다. 주 3일 수업인데, 이번주 금요일은 새로운 선생님이 바빠서 쉰단다. 그래서 새로 오는 선생님 이름이 뭐냐 물으니, thao 선생님 왈,
"아직 몰라요."
".......;;"
이번주는 이전에 미리 진행된 부분을 혼자 공부해야 겠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한국인 강선생님과 같은 방향이어서 버스를 타고 왔다. 고새 버스비는 7,000동이 되어 있었다. 처음 왔을때 3,000동이었던 시내버스비는 2012년 1월, 설 명절 쯤인가 갑자기 5,000동으로 올랐다. 그러더니 며칠 전부터 7,000동이 되었단다. 내가 집에서 오는 쎄옴이 2만동인데 버스비가 참 많이 비싸다. 고작 몇 년만에 두배 이상이 오른 셈이다. 기름값이 오르는 거야 이해가 되지만, 공공시설의 비용의 상승은 참 씁쓸하다. 무섭다.
버스가 지나는 길목에 참빛타워라는 한국 건물이 있는데, (2011년인가 야심차게 한국 참빛 그룹에서 지었으나, 더 삐까뻔쩍한 랜드마크 타워들이 생기면서 현재는 씁씁하게 관리중...;;) 그곳에 있는 한인회 사무실 안에 한국 책들이 가득한 '도서실'이 있다는 것이 생각났다. 시골에 살 때는 차마 엄두를 못냈으나, 이제 집에서 맘먹고 걸어갈 거리에 있으니, 한번 가볼까 하고 버스에서 내렸다.
도서실을 찾으러 1층에 들어가니, 같은 건물에 있는 주베트남 대사관 영사부에 '세월호 희생자를 위한 분향소가 마련되어 있다는 안내가 눈에 들어왔다. 잠시 들렀다. 관에서 만들어 놓은 텅빈 분향소의 분위기는 썰렁했다. 하노이에 있는 각 재외공관에서 보낸 화환만이 작은 분향소 안을 덩그러니 지키고 있었다.
월, 수요일을 담당하는 'Thao(타오)' 선생님은 이전 인사대에서 만났던 세 명의 어린 선생님들보다 확실히 잘 가르친다는 느낌이 든다. 정확한 표현을 가르쳐주려 하시며, 이해를 돕는 정확한 예시를 내주신다. 자신만의 수업법이 있는 게 분명하다. 물론 선생님들마다 수준이 천차 만별 이겠지만, '우리는 교육학을 배우기 때문에 다른 학교 베트남어 수업과는 비교가 안되!!'라고 늘 말하는 사범대 출신 사람들의 프라이드가 이해되는 수업이었다. 주 3일 수업인데, 이번주 금요일은 새로운 선생님이 바빠서 쉰단다. 그래서 새로 오는 선생님 이름이 뭐냐 물으니, thao 선생님 왈,
"아직 몰라요."
".......;;"
이번주는 이전에 미리 진행된 부분을 혼자 공부해야 겠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한국인 강선생님과 같은 방향이어서 버스를 타고 왔다. 고새 버스비는 7,000동이 되어 있었다. 처음 왔을때 3,000동이었던 시내버스비는 2012년 1월, 설 명절 쯤인가 갑자기 5,000동으로 올랐다. 그러더니 며칠 전부터 7,000동이 되었단다. 내가 집에서 오는 쎄옴이 2만동인데 버스비가 참 많이 비싸다. 고작 몇 년만에 두배 이상이 오른 셈이다. 기름값이 오르는 거야 이해가 되지만, 공공시설의 비용의 상승은 참 씁쓸하다. 무섭다.
버스가 지나는 길목에 참빛타워라는 한국 건물이 있는데, (2011년인가 야심차게 한국 참빛 그룹에서 지었으나, 더 삐까뻔쩍한 랜드마크 타워들이 생기면서 현재는 씁씁하게 관리중...;;) 그곳에 있는 한인회 사무실 안에 한국 책들이 가득한 '도서실'이 있다는 것이 생각났다. 시골에 살 때는 차마 엄두를 못냈으나, 이제 집에서 맘먹고 걸어갈 거리에 있으니, 한번 가볼까 하고 버스에서 내렸다.
도서실을 찾으러 1층에 들어가니, 같은 건물에 있는 주베트남 대사관 영사부에 '세월호 희생자를 위한 분향소가 마련되어 있다는 안내가 눈에 들어왔다. 잠시 들렀다. 관에서 만들어 놓은 텅빈 분향소의 분위기는 썰렁했다. 하노이에 있는 각 재외공관에서 보낸 화환만이 작은 분향소 안을 덩그러니 지키고 있었다.
타국에 사는 한국인은 분명 다르다. 나 역시 이곳에 있으니 세월호 참사로부터 마음 먹으면 멀어질 수 있게 되었다. 우리 집에는 티비가 없기에 한국 소식은 인터넷으로 접하게 되는 것이 전부인데, 아침에 일어나서 보던 한국의 인터넷 뉴스들이 어느 순간부터 보기 꺼려지게 되었다. 내가 보는 것이 다가 아니라는 생각도 들고, 잘 가려서 보아야 한다는 부담도 들고. 밖에 있는 사람으로서 '가려서 듣고 볼 수 있는 것'이 어쩌면 장점일수도, 어쩌면 단점일수도. 베트남에서도 더 많은 사람들이 분향소에 와서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더 많은 사람들이 이 일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이곳에서 우리가 당장 할 수 있는 것은 없지만. 그 언젠가를 기약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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