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6월 26일 목요일

오토바이 HONDA CUB 에 꽂히다!!

학교 가는 길, 도착할 즈음에 자전거 뒷바퀴가 펑크났다. 앞바퀴에 바람 빠진 것을 며칠째 불안불안 하면서 탔는데 했는데 왠걸, 멀쩡하던 뒷바퀴가 아예 퍼져 버렸다. 차라리 자전거 끌고 걷는 것이 덜 힘들 정도였는데, 다행히 학교가 코앞이라 앉장에서 엉덩이를 들고 묵직하게 페달을 밟았다. 그러나 문제는 귀가 길. 집까지의 4km의 아스팔트 도로에 오늘따라 유독 찐하게 내리쬐는 때양볕이 얄궂기만 한데, 나는 다 퍼져버린 뒷바퀴를 굴리며 왕복 6차선 도로에서 끼어들기와 함께 무려 불법 유턴까지 감행했다.

뜨거운 아스팔트에 멀쩡하던 자전거 바퀴의 바람이 피식피식 빠지기 시작하고, 내가 더위에 지쳐 자전거를 안타는 날이 하루씩 늘어나자 문군과 나는 오토바이 구입에 대한 얘기를 하기 시작했다. 조금 천천히 사려 했던 오토바이를 조금 앞당겨 사기로 한 것이다. 안타깝게도 둘이서 각각 컴퓨터를 붙잡고 모처럼 날씨 좋았던 일요일을 몽땅 날려버린 날이었다. 하지만 이렇게 날씨 좋은 날, 하노이 반대쪽이라도 놀러 갈라는데 오토바이가 있고 없고는 정말 큰 차이라는 나름의 설득력도 구입 의사에 한 몫했다.

나름 오토바이의 구입 기준을 세웠다. 'CITY 100' 과 비슷한 모델인 반수동을 타본 경험도 있고 개인적으로 스쿠터나 큰 오토바이는 무거워서 패쓰, 왠지 예전부터 클래식한 언더본 스타일을 타고 싶었기에 언더본(under bone) 모델로 각축, 베트남에서 외국인이 새 오토바이를 구매할 경우 복잡한 서류 절차를 거쳐야 하므로 새 물건은 패쓰, 그리고 베트남에서 면허가 없어도 된다(다시말해 무법천지 꽁안-경찰에게 잡힐 일이 없다는 점)는 50cc 모델이 안전하겠다 하면서도, 가끔 하노이 외곽이라도 놀러갈라면 100~110cc 모델 정도는 되야하지 않을까 하는 고민까지. 플러스 가격에 대한 고민은 기본이고.

그렇게 베트남에서 구입 가능한 모델들을 이것 저것 보다가 꽂힌 녀석!! 한국에서는 배달용 오토바이로 폄하 되지만, 일본이나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내구성 강하고, 연비가 최고이며, 아주 기본적인 기능으로 고장이 적은데다가, 유니크 하기까지 한 이 귀여운 녀석은 바로 'HONDA사의 CUP'(국제적으론 일본식 영어 발음인 '커브'로 읽으나, 베트남에선 베트남식 발음인 '꿉' 정도로 읽으면 되겠다) 이었다.

HONDA CUB 50 - 흔치 않은 노란색 모델

디스커버리 채널에서 여러가지 요상한(?) 실험을 통해 가장 위대한 모터사이클 순위를 매겼는데, 거기서 바로 당당하게 1위를 얻는 모델이 바로 '슈퍼커브'다. 실험은 이런 것이었다. 엔진오일 대신에 폐 기름을 넣고 달리기, 볼트를 넣은 기름을 넣고 달리기, 크기에 상관없이 어마어마한 양의 짐을 싣고 달리기, 그리고 가장 어이없고도 어마무시한 실험은 오토바이를 22m 상공에서 떨어뜨린 후 달리기 등. 슈퍼커브는 이 모든 실험을 통과했고, 마지막 실험에서도 부서진 상태에서도 시동이 걸리는 장면을 연출했다. 혼다커브를 세계 최고의 모터사이클로 선정하는데 많은 전문가들 역시 전혀 이견이 없었다고 한다.


HONDA CUB 시리즈의 커스텀들. CUB은 오토바이가 아니라, 문화가 되어버렸다.
HONDA CUB 50, 55, 90 모델 광고

HONDA CUB은 찾아볼수로 매력이 흐른다. 일단 수송기기의 첫번째 시리즈 중 세계 최다 판매를 자랑한다. 그리고 판매 후 50년이 지난 지금도 원설계 그대로를 이어받으며 생산이 되고 있단다. 그야말로 전설의 매카니즘이 아닌가. 게다가 'CUB는 기름 냄새만 맡아도 50~100km는 간다'는 우스개 소리는 CUB 모델의 훌륭한 연비를 설명해 준다. 요 녀석에 대해 나처럼 급 호기심이 생기는 분들은 아래 링크를 클릭해 보시라.

슈퍼커브 히스토리, 혼다의 가장 완벽한 창조물


평소엔 그리 세심하게 보지 않다가 요새는 온통 오토바이 천지인 하노이에서 모든 오토바이를 훝고 다닌다. 그리고 CUB를 알고 난 뒤, 심심치 않게 CUB를 발견할 수 있다. 물론 대부분이 아주 오래되고 덜덜거리는 CUB 모델을 경제적인 이유로 타고 다니는 노동자들이나 배달원들이 대부분이지만, 경제적인 것 이외에도 유니크함을 찾는 베트남의 일부 젊은 세대들이나 CUB의 진가를 아는 베트남 주재 서양인들에게도 CUB는 통한다. 베트남에선 새 제품이 나오지는 않기에 정말 골동품 처럼 귀하게 중고가 나온다니, 잘 찾아봐야 겠다.

베트남의 흔한 CUB 모습

자, 그럼 고작 50cc의 매력덩어리 장난감으로만 보이지만, 실은 어마어마한 내공의 '혼다 커브 50' 요 녀석으로 베트남 하노이부터 호치민까지를 종주하는 서양 커플의 영상을 함께 보자. 참고로 50cc의 위력을 보여준 이 영상이 내 결정에 큰 도움이 되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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